달그락이 더욱 달그락거려야 하는 이유
어제 서울에 있었습니다.
몇 달 전 요청이 있어서 참여한 전국 자치 컨퍼런스에서 기조 발제했습니다. 간디학교 등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과 깊은 이야기 나누었어요. 교육청 산하 자치 배움터, 청소년활동기관, 대안학교,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 등 전국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한 컨퍼런스였습니다.
‘자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자기주도성’과 ‘참여수준’ 높아지면 ‘자치’하게 됩니다. 일상의 삶에서 주도적인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시민의 삶이 됩니다. 민주시민이 되고 세계시민이 되는 과정으로 자치는 필수입니다.
청소년 자치활동을 통해서 우리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어갑니다. 청소년 자신이 사는 지역과 학교, 기관 등 삶의 공간에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참여하는 삶입니다.
반민주적이고 극우적인 철학을 가진 자들이 정권을 잡고 힘을 얻으면 가장 먼저 없애는 일이 자치성입니다. 시민성이고 주도성이며 연대입니다.
교육감이 바뀌면서 정책 사업에 ‘자치’, ‘주도’, ‘네트워크’ 등의 단어들을 삭제하고 청에서 지원하는 자치활동이 사라졌다고 설명하는 교장선생님의 눈빛을 지금, 이 순간도 못 잊겠습니다. 국가는 어떻습니까? 내란을 일으킨 자가 지금도 권력을 쥐고 너무나도 뻔뻔하게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컨퍼런스에서 확인했듯이 청소년 자치활동 등 주도적인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밀알이 되어 민주주의와 시민성을 어떻게든 현장에서 지켜 나가고 있었습니다. 곧 있을 저희 달그락의 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어떠한 고민과 활동을 하고, 이후에 삶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나누면서 달그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 자치를 바탕으로 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요.
늦은 밤 버스 안입니다. 버스를 타자마자 기절하듯이 잤습니다. 이틀여 거의 날을 샌 것 같습니다.
선배가 올린 글을 우연히 읽었습니다.
“실망의 목적은 우리를 뒤로 한 발짝 물러나서, 그 상황을 좀 더 자세히 평가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좌절의 목적은 앞으로 나아가 걸림돌을 극복하는 것이다.” ‘앨런 왓킨스’의 글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너무 심하게 몰려오는 좌절감은 곧 걸림돌을 극복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 역사가 언제 한 번이라도 편할 때가 있었습니까? 그 힘겨움을 언제 위정자들이 해결해 줬습니까? 모두가 민초들이 흘린 그 피와 땀이 만들어 놓은 나라 아닙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더 열심을 내야겠습니다.
전국 자치 컨퍼런스에서도 확인했고, 달그락이 10년간 유지되면서 이루어 가는 공동체와 청소년 자치에 따른 소중한 사례들을 가슴으로 만나면서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고 알게 됩니다.
그래서 10년을 맞는 ‘달그락달그락’의 비전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청소년 자치를 중심으로 모두가 환대받는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활동가로서 연구자로서도 더 치열하게 활동해야겠습니다.
촛불은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이고 청소년의 가슴에서 민주주의와 시민으로서의 가치 또한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의 실망과 좌절의 목적은 그 모두를 극복하는 데 있습니다. 그 희망은 우리에게 청소년이고 이웃이며 이 글을 읽고 있는 후원자님들입니다.
10주년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달그락 10년에 또 다른 비전을 위해서 함께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2024년 12월 정건희 올림 |